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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 나는 반대한다 (RBG)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 나는 반대한다 (RBG)
  • 강신영 기자
  • 승인 2019.12.29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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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지위를 위해 싸워 온 위대한 현역 여성 대법관
영화 포스터
영화 포스터

세상의 절반은 여성이다. 그러나 여성들은 육아와 요리에만 전념하라며, 사회생활에서는 알게 모르게 차별 받아 왔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확대되면서 이런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 오늘의 양성 평등 사회를 구현하는데 큰일을 한 위대한 여성 법률가의 다큐멘터리 이야기이다.

벳시 웨스트, 줄리 코헨 감독 작품이다. 주연에는 실존인물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가 나온다. 제72회 영국 아카데미상 다큐멘터리 부문과 제92회 미국 아카데미상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 및 주제가상에 노미네이트 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름이 다소 긴 편이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는 1993년 60살에 미연방 대법관이 된다. 미국 역사상 두 번째 여성 대법관이다. 카터 대통령이 취임 하면서 대법원에도 너무 백인 남성 위주라서 흑인과 여성 대법관도 있어야겠다고 지적한 후였다.

하버드 로스쿨에서부터 모두가 인정하는 뛰어난 재원이었지만 그녀의 삶은 차별에 맞선 일대기였다. 법을 통해 불평등한 세상을 반대로 바꾸며 시대의 아이콘이 된 그녀의 감동스토리이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는 성차별을 용인하는 법과 소수자를 향한 편견에 차분히 대항하며,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는 토대를 이룩한 미국의 여성 대법관이다. 그녀는 살아있는 영웅이며, 평등을 위해 싸운 챔피언으로 대우 받는다. 그녀는 세상을 뒤집은 위대한 대법관이다.

긴즈버그는 로스쿨 재학 시절, 상위 5%의 뛰어난 재원이었으나 졸업 후 변호사일을 시작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녀가 학교에 입학한 50년대 초, 하버드 로스쿨에 여자는 고작 2%에 불과했고 교직원들로부터 ‘남자들이 앉을 자리를 빼앗았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야했다.

긴즈버그는 재학 중에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도서관 출입을 제지당하는 등 곳곳에서 성차별의 불이익을 당했다. 여성과 소수자를 향한 이러한 차별에 평생을 불평등한 법에 반대함으로써 세상을 바꿔나가기 시작한다. 60살에 미 연방 대법관에 지명되고, 대법관으로서도 변함없이 사회를 향해 목소리를 내는 그녀는 이제 차별받는 여성과 힘없는 소수자의 영웅이 되었다. 그녀를 캐릭터로 만든 상품도 불티나게 팔린다는 것이다. 인기 랩 가수 ‘노토리어스 비아지’(Notorios B.I.G)에 빗대어 ‘노토리오스 알비지(Notorious RBG)’라는 애칭도 생겼다.

영화는 하나의 용기 있고 논리적인 목소리가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보여준다. 여성혐오가 만연하던 시절, 체구도 작고 말수도 별로 없는 한 여성이 사법부 최고기관에 오르기까지의 여정을 다면적이고 인상 깊은 방식으로 보여준다. 1933년생이므로 올해로 86세인 긴스버그는 아직까지도 열성적인 태도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 오페라 감상, 운동 등으로 건강을 유지하며 여전히 차별과 부조리에 맞서는 중이다.

“여성에게 특혜를 달라는 게 아닙니다. 내가 형제들에게 하려는 부탁은, 우리 목을 밟은 발을 치워달라는 것뿐입니다.” 1837년, 미국의 페미니스트이자 노예제 폐지론자인 세라 그림케는 말했다. 긴즈버그가 즐겨 인용하는 구절이다. 1873년, 일리노이주에 사는 기혼 여성 마이라 브래드웰은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지만 오로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변호사 등록을 거부당했다. 그때까지는 미국 사회에서 여성을 대하는 분위기가 그랬다.

긴 그녀 이름의 약자인 RBG도 여성이고 어머니이며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로펌 면접에 수차례 떨어졌다. 1963년, 마침내 대학교수로 부임하게 되었을 때도 그는 남성보다 형편없는 봉급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RBG는 점점 영역을 넓혀나갔다. ‘여성과 법’ 강의를 개설했고, 미국시민자유연맹 산하의 여성권익 증진단을 공동 설립했고, 다른 여성 교수들과 함께 대학의 성차별적 급여체계에 관한 집단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1973년, RBG는 처음으로 연방대법원에서 구두변론을 진행했다. 공군 중위이자 기혼 여성인 샤론 프론티에로가 기혼 남성 동료들과 같은 주거, 의료, 치과 치료 등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데 대해 제기한 소송이었다. 일리는 있지만, 이미 소송 제기 시한이 늦었다는 이유를 이런 불합리 조건을 여성이 늦게 알 수밖에 없는 사회 구조로 설명하여 반론했다.

남성만 받던 사관학교에 여성도 들어갈 수 있도록 소송을 도와 승소한 것도 그녀의 공적이다.

차별받는 여성만을 위해 일한 것만은 아니다. 반대로 혼자 어머니를 돌보는 비혼 남성이 여성이나 홀아버지와 달리 간병인 비용에 대한 세금 공제를 받지 못하는 데 대한 소송을 맡았고, 가장 역할을 하던 부인이 출산 중 사망하자 혼자 아이를 키우면서도 사회보험수당을 받을 수 없게 된 남성을 변호했다. 헌법상의 평등 원칙을 위배함을 논리로 증명함으로써 시스템 자체를 바꾸는 것이었다.

그녀가 모든 변론에서 승소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한 단계씩 남성 위주로 돌아가고 있는 세상을 바꾼 위대한 일을 한 사람이다. 흔히 남성 위주가 당연시 되어 돌아가던 세상에 긴즈버그는 반대표를 던졌다. 오늘날 우리 정관계에도 여성 파워가 눈에 띄게 된 것도 긴즈버그 같은 작은 여성의 활약 덕분에 나비효과로 나타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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