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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눕지 마~~
할머니 눕지 마~~
  • 육미승 기자
  • 승인 2019.07.15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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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 키우기

할머니 눕지 마~~

여간해서 눕지를 않는 성격인데 왜 그런지 힘이 들고 좀 누워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가끔 생겼다. 며칠 전 하루 종일 할 일들을 정리 하느라 점심도 거른 채 온 힘을 다해 여기 저기 들려서 서류 정리도 하고 사람도 만나면서 바빴었다. 다음 날 저녁하기 전에 조금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누우려 하자 꼬마가 재빠르게 달려와서 할머니 어디 아프냐며 눈물이 글썽이는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 것이었다. 조금만 누워서 쉬면 나을 거야 조금 피곤한 거 같애. 어제 너무 일을 많이 했나봐 라며 중얼대며 침대 위에 누우려고 폼을 잡았다.

 

‘할머니 눕지마~~ 자지마아~~’

‘응, 조금만 쉬다가 일어날게 알았지?’

아니란다. 그냥 매일 쉬는 것처럼 소파에 앉아서 책을 보면서 쉬란다. 침대에는 눕지 말라는 얘기다. 어제 무거운 걸 들었던 게 아파서 그런다 하니 냉큼 등 뒤로 와서 안마를 해 준다. 매일 안마를 해 줄 테니 낮에 침대에는 눕지 말라고 한다.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10분도 안 되니? 했더니 안 된단다.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이런 저런 얘기들을 해 가며 원인 분석을 하기 시작했다.

 

엄마가 8개월여를 침대에 누워 앓다가 영원히 못 일어나고 저 세상으로 가 버린 것으로 혼자 생각에 침대에 오래 누워 있으면 다리에 힘이 없어지면서 걷지도 못하고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린다는 생각을 혼자 굳혔던 것이다. 그래서였나? 부다 절대로 낮잠을 안 잔다. 아니 못 잔다. 아무리 피곤해도 잠은 꼭 밤에만 자는 거라고 믿고 있는 아이 같았다. 그게 나로선 꽤 이상하게 생각 되었었지만 그냥 싫은가보다란 생각으로 종용하지는 않았었다. 흐느끼면서 엄마가 갑자기 사라져버렸다고 얘길 하며 계속 울었다. 눈물을 닦아주며 엄마는 폐암이라는 병을 앓고 있었고 병원에서는 2달 밖에 못 산다고 했었지만 그래도 힘을 내서 너랑 오래 6개월이나 더 살다가 돌아가신 거야. 나을 수 없는 병이었던 거지.

 

너무 피곤한 게 자꾸 쌓이면 몸이 상태가 안 좋아지고 병이 나거나 힘들어져서 안 돼요, 아주 피곤하다는 느낌이 오면 몸을 조금 편하게 쉬게 해 주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보충을 해 줘야 하는 거란다. 그리고 병이 나면 얼른 병원에 가서 의사 말을 듣고 치료를 해야 하는 거고... 가만히 듣고 훌쩍이다가 그럼 지금 할머니는 좀 쉬어야 하는 거야? 한다. 그렇지 이따가 맛있는 거 만들고 정리하고 치울 힘을 만들려면 약간 쉬어 주는 게 좋지 하니 얼른 누우란다. 조 꼬마가 혼자 생각에 아무도 낮에 누우면 안 된다는 생각을 키워 온 것을 생각하니 맹랑하기도 하지만 너무 불쌍해졌다. 금세 아이는 밝은 얼굴로 곁에 누워서 아이스 바도 갖다 주고 물도 챙겨 주며 즐거워한다. 상냥한 아이다. 마음이 놓였나 보다. 이유없이 피곤하다고 윽박지르고 소리 안 지르는 할머니가 되어 다행이었다.

                            ** 건강하게 잘 커 줘라~~ **

저렇게 하나하나 배워가고 틀렸던 생각들을 고쳐가며 살아가겠지. 어서 20살만 되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40이 넘은 아들도 아직 걱정거리가 있는데 하는 생각이 겹치니 갑자기 마음이 엄청 무거워졌다. 요즘 비가 안 와서 농사짓는 사람들이 근심 걱정하는 걸 듣고 보고 있는 내 마음에 농사짓기나 자식 키우기나 같아서 자식농사라는 말이 생겨난 거겠지... 늘그막에 자식농사 망쳤다는 걸 깨닫게 되었을 때 어깨 힘이 다 빠지고 하늘이 노래진다던 말이 서서히 떠오른다. ...어이하리... 지금처럼 사랑하는 가슴으로 지금 이 순간을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야지...'할머니 이제 안 누울게' 혼자 중얼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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