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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숙의 미국생활기] 알 듯 말 듯 33
[김갑숙의 미국생활기] 알 듯 말 듯 33
  • 김 갑숙 기자
  • 승인 2019.07.07 2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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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서나 심리학에서는 사람의 기본 인격형성이 7세 이전이라고 말을 한다.

7세 이전에 형성된 의식의 뼈대가 그대로 생애 전체를 지배한다는 이론인데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우리 말과 다르지 않다. 세 살이라든지 7세란 숫자가 정확한 시간 재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백지상태에서 들어오는 모든 것을 무조건 빨아들여 받아들인 가치로 성장하게 되는 시점을 말하는 것이라 해석된다.

개인의 인격이 그렇다면 문화는 어떤가. 아직은 문화에 대한 흡수와 성장 발전의 시기, 그 후 멈춤의 시기에 대한 이론을 들어 보지 못했다. 내가 아직 몰라서 그렇지 이미 연구되어 발표가 이루어졌는지도 모른다.

​내 경험에 의한 관찰로는 성인이 이민하면 타국 혹은 타문화에 발 디디는 순간부터 문화적으로는 동결이 된다. 타문화에 적응하려 노력하지만 그 적응하려는 부분은 우선 생존을 위한 가장 필요한 피상적인 수준이다. 깊지도 넓지도 과거도 미래도 받아들여 내 것으로 만들지도 않아 겉돌기만 하는 현재를 살기 위한 기본적인 것에만 관심을 가진다. 타문화에 대하여 그런 반면 정체성을 부여한 자기 문화는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주입되는 문화 동기가 전혀 없어 그대로 정지해버렸다.

​그래서 이민사회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유치함이 많이 보인다. 적거나 큰 모임에서 은근히 감투싸움에 치열한 것이라든지 치사한 걸로 질투심을 유발하고 별것 아닌 것들이 가십으로 돌아다님을 자주 본다. 학벌이 지연이 묻어버려야 할  과거의 부가 왜 그 먼 곳에서도 힘을 발휘하는 건지 안타까웠다. 남자들의 군대처럼 한국에서는 금송아지가 집집마다 있었다고들 말했다.

이익도 파워도 명예도 없는 봉사하는 자리에도 땀 흘려 번 돈을 아낌없이 쏟아부으며 머리 터지게 경쟁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행태들은 나도 그들 중의 하나이기에 그들의 모습이 내 자화상으로 여겨져 오싹해지곤 했다.

​달러를 벌 수는 있다. 웬만하게 경제적으로 품위를 유지할 수 있다. 아이들은 저들만 능력이 되면 뒷받침 잘 해줄 수 있다. 그런데 나는! 나의 문화 레벨은 어느 시점에서 메말라 미라가 될 것인가? 이런 말을 곧잘 하는 나에게 친구는 말했다. 흙과 공기는 이미 변질시켜 버린 원형이 있다. 아직 때가 이르지 않아 네가 만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과연 그럴까? 상당히 위로가 되는 말이었다.

​나는 어제 분통이 터졌다. 아이들 말로 머리꼭지가 열렸다. 제주도에서 발생한 전 남편을 살해한 독부에 대한 뉴스다. 대중들이 소름 돋게 하는 희대의 살인마를 변호하겠다는 변호사에 대한 성토가 높았다. 대중들의 성토 압력에 선임 변호사들이 선임 파기를 했다니....

악마이기에 그녀의 모든 자유권을 박탈하여 구속 중이다. 절차를 밟아 걸맞은 벌을 줄 작정이다.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는 질서의 길을 법이란 방법으로 지옥에 보내도 보내야 할 게 아닌가. 지옥으로 들어가기 전까지 그녀에게도 스스로를 보호할 천부의 권리가 있고 생명에 대한 사회와 국가의 배려가 주어져야 할 것이 아닌가. 전문직의 변호사님네들 그들은 소임에 대한 자부심, 자신이 가진 라이선스에 대한 자긍심은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다.

​내가 이미 이야기했던 사건, 시카고에서 우리 교민이 저지른 보험금을 노린 방화사건에서 미국 국민인 소방관들이 순직하였다. 시민들의 소방관에 대한 동정심으로 전 시는 부글부글 끓었고 들썩였다. 그럼에도 재판 과정에서 판사는 초기 경찰 심문할 때 피의자가 변호사의 보호를 받지 않고 자백한 진술은 경찰의 강압에 의한 진술일 수 있다는 이유로 재판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유족들도 시민들도 재판관의 판단에 이의를 달았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죄는 경중이나 악의성을 떠나 적법한 절차에 의한 법이 다룰 때 국민들은 암흑의 중세 신민이 아니라 우주여행이 가능한 현대인이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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