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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가 키워가는 건강
꼬마가 키워가는 건강
  • 육미승 기자
  • 승인 2019.07.03 2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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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 키우기

반찬 중 최고가 김치라는 어머니와 꼬마. 하루 세끼 먹는 것을 엄청 즐기고 채우는 아이다. 배가 고파 와서 그렇단다. 반면에 90세가 훌쩍 넘어버린 어머니는 맛있는 게 생각 안 나고 때가 와도 먹고 싶은 마음이 안 생긴단다. 어린 아이와 노인의 차이인 거 같다는 생각이 꼬마랑 실면서 굳혀졌다.

어머니는 맛있는 게 없고 그저 때니까 의무적으로 먹는 거란다. 반면 같은 걸 먹으면서도 꼬마는 연신 맛이 있단다. 한 입 가득 넣고 맛이 감지되면 즉시 만면에 웃음을 띠고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쭉 펴 보인다. 그 표정도 가지가지다. 아주 너무 맛있다는 표정은 눈도 커진다. 별로일 수도 있는데 만든 사람에 대한 예의로는 윙크를 함께 보낸다. 그 모든 나타냄에 거짓감정이 묻어 있을 수 있게 보이는 호들갑을 안 떨어 주는 게 난 아주 만족스럽다. 만든 사람에게 예의를 갖춘 깔끔 맞은 표현을 해 주고야 이거 저거 열심히 먹는 꼬마가 어머니 보다 더 고마워지곤 한다.

건강에 대해서 유독 까다롭게 자기만의 룰을 만들어 지켜가는 꼬마가 가끔 안쓰러워지기도 한다. 할머니와 살다보니 나이에 안 맞는 건강 상식을 많이 주워듣게 되는지 신경이 쓰이나 아닌 거 같기도 하다. 어린 나이에 엄마를 여인 아이의 알 수 없는 어떤 불안 요소가 잘 먹고 건강하게 잘 자라야 한다는 것을 알게 모르게 몸에 익힌 거 같기도 하니 말이다. 학교에서 영양 시간에 배워 온 것들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게 보인다. 가끔 ‘할머니 오늘은 우엉에 대해서 배웠는데 이제 부터는 좀 더 우엉을 잘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라는 말을 하는 꼬마다. 누가 시켜서 하겠는가?

어른들도 잘 안 먹는 것들 중에 놀라운 것은 파를 썰어 넣은 낫도 끈을 죽죽 늘이면서 젓가락에 말면서 먹는 걸 엄청 즐기고 미역줄기 같은 것들을 가리지 않고 먹는 거다. 연근도 곧잘 먹는다. 영양시간에 아주 열심히 듣고 와서 그 반찬을 해달라고 기특하게 주문도 한다. 아이들이 너도 나도 좋아하는 햄버거나 닭튀김 돈가츠, 피자... 같은 것들은 어쩌다가 아니면 별 수 없이 먹어야할 때를 빼곤 안 먹는 것도 특이하다. 또 집 밥을 즐기는 게 너무 웃긴다. 꼬마를 아는 어른들은 이구동성으로 외식을 싫어하는 걸 신기해한다. 꼬마의 건강 지키기의 일부다. 꼬마가 키워가는 건강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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