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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랖 아줌마
오지랖 아줌마
  • 박혜경 기자
  • 승인 2019.06.07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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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견할까? 말까?

친구와 강남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러면 우리 동네에서 전철로 사당역까지 가서 2호선으로 환승하면 된다.넉넉하게 시간을 두고 출발을 했다. 이상하게 출퇴근 시간이 아닌데도 사당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탈 때는 항상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굉장히 혼잡하다.

점심때인 이 시간이 왜 이리 복잡한지 모르겠다. 사람들끼리 꽉 끼어서 꼼짝 못하는 상황인데 내 앞쪽에 서있는 아가씨의 어깨에 메고 있는 가방이 신경 쓰였다.

내 눈앞에 가방이 활짝 벌어져 있고 꽃무늬 손지갑도 보인다. 누구라도 슬쩍 가방 속 내용물을 꺼내도 주인은 모를 것 같다. 어깨에 멘 가방을 신경도 안 쓰고 서 있는 아가씨가 자꾸만 걱정이 되었다.

나는 어디를 가든 핸드백이나 가방을 잘 간수해서 아직은 한 번도 소매치기를 당했거나 물건을 잃어버린 적이 없다. 주변 친구나 조카들에게서 핸드백이 찢어지고 지갑을 잃어버렸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었기 때문에 항상 조심을 한다.

그런데 어떡하지? 이 아가씨 가방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니 만약 소매치기라도 있다면 손쉽게 당할 것 같은데... 가방 조심하라고 말을 해 주어야 할까? 아니면 모른 척 해버릴까 갈등이 생겼다.

주위에 사람들도 많은데 내가 너무 오지랖 넓은 아줌마라고 눈총이라도 받는 게 아닐까 고민이 되었지만 벌써 나는 그 아가씨의 어깨를 살짝 건드리며 가방이 많이 벌어져 있으니 조심하라고 말을 하고 말았다.

예전 같으면 남의 일에 관심을 안 가졌을 텐데 이제 나이가 이만큼 되니까 참견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내가 너무 주제넘은 걸까? 그래도 나는 엄마의 입장에서 할 일을 한 것 같다. 내 딸 같은 그 아가씨가 물건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주의를 주었으니,

그래도 오늘은 좋은 참견이었으니까 잘했다고 나 자신을 격려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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