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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숙의 미국생활기] 알 듯 말 듯 24
[김갑숙의 미국생활기] 알 듯 말 듯 24
  • 김 갑숙 기자
  • 승인 2019.06.06 2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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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큐와 팁

가게 인수하고 9개월이 지났다. 염불처럼 속삭여 주었던 내 친구의 백일 정복설도 지났다. 친구의 말대로 인수하고 석 달이 지난 후부터는 주문을 겁내거나 피하고 싶은 마음은 사라졌다. 그러자 이웃분은 이제 5분 만에 바지에 새 지퍼 달면 완전한 기술자가 된 거라는 새 목적을 주었다. 9개월 되면서 어려우면 5분보다는 좀 더 걸렸으나 쉬우면 5분에 못쓰게 된 지퍼 뜯어내고 새 지퍼다는 일을 해냈다. 가끔은 내가 봐도 일 제대로 했다고 만족할 수 있었다. 이만하면 밥 굶지는 않겠다 중얼거리며 자화자찬을 했다. 잘했다 잘했어 내 등 내가 토닥거려 주기도 하고.

​옷은 만드는 법은 다양하다. 별 필요 없는 곳에 멋 부리느라 복잡하게 만든 옷이 있다. 그런 옷은 일단 고칠 부분을 해체해야 하는 데 그 작업이 공이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잡아먹는다. 그럴 경우는 신경질을 좀 부리며 옷 제작회사에 귀먹은 욕도 한다. 별나게 안감에 재주부린 옷을 수선하였다. 다른 옷에 비하여 시간을 많이 소비하였으나 결과가 잘 나와 결과로 일의 과정에서 났던 화가 풀린 옷이었다. 젊은 남자가 그 옷을 찾으러 왔다. 흔하지 않게 남자는 자기가 주문한 부분의 일이 잘 되었나를 확인했다. 만족한 모양이었다. 내가 차지(charge) 한 돈을 지불한 후 2불을 더 내 놓는다. 나는 얼른 너무 많이 지불되었다고 2불을 되돌렸다. 남자는 놀라는 표정으로 땡큐 하면서 팁이란다. 아마 내가 고마울 것 없다는 태도로 팁을 반기지 않는다는 걸 그 남자도 알아차리는 듯했다. 돈 주고 뺨 맞나 하는 표정이었다. 그 남자는 행복한 기분이 되어 팁을 주는데 반기지 않는 태도에 불쾌해지려는 순간임을 내가 잽싸게 알았다. 금방 태도를 고쳐 웃으면서 고맙다고 땡큐를 두세 번 반복하여 강조하는 해프닝을 했다.

​내가 빨리 생각을 바꾼 건 정말 다행이었다. 팁에 대한 내 인식이 부정적이었음이 드러난 사례다 다르게는 미국 문화에 익숙하지 못한 첫 생활 실예이기도 하다. 팁이 정상적인 건강한 수입이라는 걸 그때까지 감히 생각하지 못했다. 떡값 거마비 촌지 같은 음성 수입적인 요소가 있으며 술집 요정에서 거래되는 웨이트리스의 서비스비라고만 생각하였던 나는 적정한 내 노동 대가를 받았는데 더 받는 부분은 반갑지 않다는 생각을 먼저 했다. 좋게 생각하여도 부당요금에 들어가거나 아니면 혹 내 인생이 고달파 보여 하는 동정이라 생각하면 많지도 않는 2불에 내 자존심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생각해보면 얼마나 바보 같은 행동인가.고마움을 반드시 돈으로 표현하는, 팁이란 이름으로 사회 전반에서 주고받는 아름다운 상거래인 것을. 팁에 대한 생각이 바뀌긴 했지만 팁 문화에 익숙하지는 않다. 레스토랑에서 팁이 없는 한국이 더 편하고 좋다. 경험으로는 팁을 받는 직장인이 역시 팁이 후했다. 내 친구 딸은 대학 다닐 때 레스토랑에서 웨이트리스를 했다. 방학에 돌아와서 엄마와 엄마의 친구들한테 식당의 웨이트리스의 임금은 팁이니 반드시 팁을 후하게 놓으라고 강조다. 팁이 절대로 주어도 되고 안 주어도 되는 그런 성질이 아니라고 강변이었다. 한국의 알뜰 엄마들 팁에 짜다는 걸 알고 팁 교양이었다.

​아들과 식당 가면 아들은 나보다는 팁이 후하다 그래서 자주 다투기도 하는데....어느 날 식당에서다 웨이트리스가 우리보다 나중 들어온 손님에게 먼저 서비스했다. 그다음에도 몇 번 서비스에 실수가 있었다. 식당을 나오면서 팁을 1센트 놓고 나왔다. 나는 차마 낯간지러워 그런 일은 못하겠는데... 왜 그러냐니까 엄마 내 생각을 전달하는 거야.

팁을 주고 싶지만 서비스 잘못하여 팁을 줄 수 없다고 네가 일을 잘못하였으니 팁을 줄 수 없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줘야 한다는 거였다. 1센트 놓지 않으면 혹 돈이 없거나 깜빡 잊은 줄 알 거니까 1센트로 컴뮤니케이션 하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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