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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음악 감상실
추억의 음악 감상실
  • 박혜경 기자
  • 승인 2019.01.09 0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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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나의 젊은 날

많은 추억을 담은 명동 길
많은 추억을 담은 명동 길

젊었을 때 나의 메카는 명동이었다. 명동은 학교강의 수업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이기도 하다.

그보다 더 어렸던 고등학교 때는 종로와 광화문이 좋아서 많이 나다녔다.

고등학교 때는 여섯명의 친구들이 클럽을 만들어 이름을 ‘디지 걸스’라고 지었다.

dizzy는 어지럽다, 아찔하다 는 뜻의 단어인데 깜찍한 우리 친구들이 우리는 아찔하게 멋진 애들이라는 뜻으로 의견을 맞추어 그렇게 불렀는데 지금 생각하면 참 유치하긴 해도 잊을 수 없는 즐거운 시절이다.

광화문에 학생들에게 유명한 제과점이 있었다.

이층에는 온통 벽마다 낙서와 사인으로 도배가 되어 있었는데 우리도 그 벽 한쪽에 6명의 이름과 디지 걸이라는 사인을 남겨놓았던 것도 생각난다. 그 다섯명의 디지걸 들은 다 어디서 살고 있을까 궁금하고 보고 싶다.

나는 음악 듣는 걸 무척 좋아했다.

그때는 다방이 규모가 굉장히 큰 곳이 많았고 신청곡을 적어 디제이박스에 넣으면 좋아하는 신청곡이 들려나왔다.

그럴 때 나지막하고 약간 느끼함을 주는 목소리의 디제이가 어디에서 오신 누구의 신청곡입니다 라는 멘트와 함께 우리들의 이름을 불러주면 또 그것이 그렇게 즐거웠다.

지금 교보문고 자리에 있던 금란다방도 그래서 즐겨 찾았던 곳이었다.

종로통의 세시봉, 디세네, 르네쌍스, 종로에서 무교동 쪽으로 이종환씨의 쉘부르도 자주 갔었고 명동으로 가는 길의 골목 속에 로방도 운치 있었으며 명동에 들어서면 분위기 있는 목신의 오후에서의 차 한 잔도 그립다.

명동 예술극장은 고등학교 때부터 연극을 보러 다녔고 그 후 예술극장이 금융 건물로 바뀌면서 우리 경제학과 수업 중 증권에 대해 공부하며 견학을 하기도 했다.

그때 예술극장이 없어지고 금융 건물로 바뀌었을 때의 허전함과 아쉬움이 매우 컸었는데 이제 다시 원래의 모습인 예술극장으로 돌아오게 되어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명동 제일의 번화가 명동 4거리 코너에 잊지 못 할 청자다방이 있었다.

에술극장 건너편에 있던 이곳은 규모도 엄청나게 커서 문을 열고 들어가면 넓은 일층의 좌석과 이층으로 통하는 나선형 계단이 있고 이층 역시 굉장히 넓은 장소였으며 주로 친구들과 이곳에서 만났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잊지 못 할 추억이 있는 곳으로 잊히지 않는 장소이다. 항상 사람들로 만원이었으니 장사가 엄청 잘 되었을 것이다.

청자다방이 되기 전에 이 장소는 ‘시라노’라는 미니백화점이었는데 3,4층으로 약간 저렴한 느낌의 백화점이었다는 생각이며 유명한 음악가인 정명화 정경화 정명훈씨의 어머니가 경영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청자다방은 명동 안쪽의 심지다방과 더불어 큰 다방의 대명사였었다.

한껏 겉멋이 들었던 우리 친구들은 사보이호텔 골목안의 칵테일 집을 주로 다니며 ‘화이어 버드‘라는 곳에서 커피 값 보다 2배는 비싼 ’슬로우 진‘이나 ’스쿠르 드라이버‘ ’카카오‘ 등. 그저 달콤하기만 한 음료를 사 마시고 다녔으니 어지간히 폼생폼사 잘난척을 하고 다닌 듯하다.

명동 달라 골목의 이층에 있던 ‘이사벨라’ 라는 다방도,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가파랐던 ‘엔젤’도 모두 지금은 없어졌지만 그리운 곳이다.

미도파백화점 옆 건물에 ‘포시즌’도 생각난다.

그곳에서 정미조씨가 출연해 개여울과 팝송을 라이브로 감미롭게 부르던 모습도 생각나고 정미조씨를 보고 예쁘다고 해서 한판 싸움을 벌였던 남자친구도 생각난다.

음악으로는 모든 장르를 좋아했는데 ‘딥 퍼플’이나 ‘산타나‘ ’소니 앤 쉐어‘ 등 의 노래를 즐겼고 ’스모크 온 더 워터‘같은 곡은 지금 들어도 너무 신선함을 느낀다.

이런 팝송이나 샹송 칸초네 외에 잘 알지도 못하면서 클래식을 들으러 음악 감상실에도 엄청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클래식을 들으려면 종로에는 르네상스가 있었고 내가 자주 갔던 곳은 명동 사보이 호텔 건너편 ‘필하모니’라는 클래식 전용 음악 감상실이 있었다.

이곳은 다른 다방과는 다른 분위기로 입장권을 사면 우유나 콜라 등 음료수를 한잔 주었다.

다른 다방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곳은 아주 조용해야한다는 점이었다.

음료수를 들고 감상실 안으로 들어가면 극장처럼 의자가 배열되어있고 무대 쪽엔 지금 들려주고 있는 음악의 곡명이 쓰여 있는 보면대가 놓여 있었던 걸로 기억되며 많은 음악 애호가들이 클래식에 빠져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도 물론 조용히 앉아 우유나 콜라를 마시며 잘 알지도 못하지만 열심히 클래식에 빠졌었다.

요즘도 한 달에 몇 번씩은 그냥 명동에 나간다. 곳곳이 내 젊은 날의 아름다운 추억이 깃들어있는 곳이다.

물론 업종은 모두 바뀌고 그리운 장소는 다 없어졌지만 바뀌지 않는 건 나의 명동에 대한 그리움인 것 같다.

http://blog.naver.com/yj800310/220557100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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