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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만에 만난 동생, 소중한 인연
50년 만에 만난 동생, 소중한 인연
  • 정순영 기자
  • 승인 2018.11.30 0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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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동생은 여중 2년 나는 여고 1년이었다.

생기발랄하다는 단어는 동생에게 딱 맞는 표현이다. 살짝 보조개, 초롱초롱한 까만 눈을 반짝이면서 장난스런 표정으로 얘기하며 나를 따르던 그는 사람들을 좋아하며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존재였다.

최근 몇 년 가까이서 가끔 만났으면서도 우리는 언니 동생을 서로 알아보지 못했다. 오늘 그를 만나러 가면서 그에게 나는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을까? 조심스럽고 궁금했다.

영등포 50플러스센터 앞에서 만나자마자 진정을 담아 한참 껴안았다. 센터 카페에서 커피 한잔씩을 앞에 놓고 얘기는 5시간이 넘도록 계속 되었다. 할 얘기, 궁금한 사연들이 너무 많았다.

그는 나를 왜 알아보지 못했을까?

내 이미지와 분위기가 과거와 너무 다르기에 미처 연결시켜 생각해 보지도 않았다고 했다. 여고 시절에 있던 주근깨(어릴 때 나는 깨순이였다), 까칠하고 똑똑하며 차가운 K여고 이미지가 기억 속에 남아 있었는데, 지금의 나는 너무 평범하고 덜 세련되고 포근한 시니어로 느껴졌다고 했다.

그럼 나는 그를 왜 알아보지 못했지?

3년쯤 전 나는 허생전에서 허생마누라로 나온 그를 처음 보았다. 노래도 춤도 무대도 처음인 아마추어들의 공연이라고 소개를 했기 때문에 나는 보통 사람도 저리 연기를 잘 할 수 있을까 감탄하며 후기를 올린 적이 있다. http://gail.kr/220640178100

우측이 허생마누라 계선
우측이 허생마누라 역 계선

그 후 사회연대은행 송년회에서 그의 창과 막춤을 보면서 저런 흥과 끼는 천부적인 재능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하며 동영상을 찍어 올렸었다. http://gail.kr/220885305174

아담한 몸매에 명랑 쾌활하며, 넘치는 에너지,  흥겹고 신나는 분위기로 끌어가는 마력과 실력을 가진 그에게 점점 관심이 갔었다. 이런 상태로 3년 가까이 지난 엊그제는 그의 생각이 계속 맴돌았다.

가름한 얼굴에 눈을 마주보며 생글생글 웃는 미소, 넘치는 끼와 흥, 양띠, J여중고.

아하!! 하며 퍼즐이 맞춰졌다.

예배 후에 열어 본 그의 답 카톡 2개는 12분 시차가 있었다. 먼저는 언니 동생과 상관없이 협회 총무에게 정중하게 답한 카톡이고, 나중은 나를 언니로 알아챈 카톡이었다.

동생을 만나 부모님 안부부터 물었다. 나를 무남독녀 딸 못지않게 잘 대해주셨던 두 분은 안타깝지만 이제는 계시지 않았다. 어린시절 하춘화와 인기 앞뒤를 다투었던 딸, 영화배우 김지미의 아역으로 출연 촬영하고 있던 딸을 데려 와버린 엄마, 연예계로 내보내지 않고 명문학교 교육을 받아 복된 가정을 이루어 살도록 이끈 부모님이 존경스럽다고 나는 말해주었다.

현직 항공사 임원으로 활동하는 남편, 결혼한 아들과 딸, 각 가정에 보물인 손자 손녀들에 둘러싸인 그가 행복한 삶을 산 거라고 나는 얘기해 주었다. 초등 1년 서연이는 토종 한국어린이가 5개국어를 유창하게 해서 TV 에서 인기와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다. 유튜브에 '5개국어하는 서연이 이야기'는 검색이 1천만이 넘는다.

가운데 어린이가 5개 국어하는 서연이
 어린이가 5개 국어하는 서연이

그럼에도 그는 두 가지를 생각해 본다고 얘기했다.

어릴 때 연예계로 나갔더라면 지금쯤 유명 연예인이 되어있지 않을까? 내가 가정교사로 오래 있었더라면(나는 고1때 대략 4,5개월 동안 입주 가정교사 언니로 한 상에서 밥먹고, 한 방에서 자며 생활했다) 본인이 KS 마크로 더욱 출세한 인생을 살지 않았을까?

그는 현재 J여고와 K대 동문회에서 회장, 총무 일을 맡아 영향력 있게 봉사하고 있다.

이제 60대 중반인 동생...

지금까지는 가족에게 헌신하며 살았으나 시니어인 이제는 그의 천부적인 재능과 흥과 끼를 시니어들 앞에 맘껏 펼칠 때임을 서로 얘기했다. 100세 인생을 살게 될 우리 시니어들과 함께 그의 재능은 아주 값지게 널리 쓰임 받으리라 생각한다.

시니어라면 건강관리를 잘 하고 수익 창출보다는 사회에 공헌하며 인생을 품위있고 여유있게 살 필요가 있다. 동생 남편을 본 적은 없지만 수입의 3/10은 이웃을 위해 사용하는 여자의 남편으로 알려지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한다는 멋진 사람이다. 본인도 그렇게 살겠노라고 기도해 달라고 했다.

동생을 만난 흥분과 뿌듯함에 늦은 시간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모임마다 인기 만점인 계선이 내 동생이라는 사실을 알고 우리 회장님도 무척 기뻐했다. 동생은 선뜻 내년 1월 7일 명보아트시네마에서 진행할 협회 4주년 기념 행사에 출연하겠다고 했다.

다시 언니가 생겨 든든하다는 동생, 가는 데마다 구성진 가락으로 흥겨운 분위기를 이끌어 갈 동생을 생각하니 나는 미래가 한층 밝고 풍요롭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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