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은 '원유와 유제품'이 주원료이고 식품이나 식품첨가물은 부원료가 되는 셈이다

한국인이 제대로 된 아이스크림을 만나게 된 것은 1970년 해태제과의 '부라보콘' 판매로부터 라고 봐야 한다. 지금도 60대 이후 세대들의 머릿속 한쪽에 " 열두 시에 만나요, 부라보 콘~~" 이라는 유명한 광고 노래(CM Song)가 잘 자리를 잡고 있을 것이다. 이윽고 1974년에 빙그레에서 "투게더"라는 원유(原乳)를 기본원료로 사용한 정통 아이스크림을 내놓았을 때 여전히 가난했던 한국인들에게는 생소한 물건의 이야기였다.

필자가 대학 3학년이던 1973년도에 2학기 과목으로 유가공학을 배우던 시절 "아이스크림" 제조론 강의를 해 주시던 이재영 교수님의 음성이 지금도 귀에 낭랑하다.

" 아이스크림은 말이죠, 얼음과자가 아닙니다. 그야말로 영양 덩어리입니다. 여러분 점심시간에 친구 몇 명이 추렴해서 500CC짜리 아이스크림을 한 통 사세요, 그리고 비스킷 서너 통을 사서 그 아이스크림에 찍어 먹어보세요. 여러분 점심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답니다"

아이스크림이 얼음과자 같은 과자로만 알았던 내게 그것으로도 식사 대용이 가능하다니 참으로 놀라운 사실을 알려주신 것이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최근 고시인 [식품의 기준 및 규격(고시제 2022-31호, 2022년 4월 20일)]의 아이스크림류 정의를 보면

"아이스크림류라 함은 원유, 유가공품을 원료로 하여 이에 다른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 등을 가한 후 냉동, 경화한 것을 말하며, 유산균(유산간균, 유산구균, 비피더스균을 포함한다) 함유 제품은 유산균 함유 제품 또는 발효유를 함유한 제품으로 표시한 아이스크림류를 말한다.“

라고 되어 있다. 먼저 아이스크림의 주원료가 신선한 원유(Raw milk)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이제껏 필자가 만나 본 많은 사람이 크림(Cream)이 아이스크림의 주원료라고 착각을 하고 있었다. 원유 다음에 유제품이 원료라고 했는데 여기에 크림이나 버터, 탈지분유가 들어간다. 그러니 아이스크림은 '원유와 유제품'이 주원료이고 식품이나 식품첨가물은 부원료가 되는 셈이다. 그 사실을 알고 난 뒤로 세상을 50년 넘도록 살면서 나의 뇌리에 "아이스크림은 밥 대용식이다, 아이스크림은 균형된 영양 덩어리다"라는 관점이 한 번도 흐트러진 적이 없다.

그러므로 우리가 아이스크림을 살 때 유심히 살펴보고 상표에 [아이스크림]이라고 표지된 제품을 골라야 하고 제일 좋은 것은 배스킨라빈스, 하겐다즈, 나뚜루 같은 아이스크림 전문점에 가서 사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이런 아이스크림 전문점에서는 아예 아이스크림류에 해당하는 것들 위주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유지방 6.0% 이상, 유 고형분 16% 이상인 제품에만 [아이스크림}이라는 제품류 명칭 표지가 가능하므로 이제부터라도 바로 알고 바로 구매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이른바 그동안 아이스크림으로 알고 사 먹어 왔던 아이스밀크류, 셔벗류, 빙과류에 속하는 것들은 결코 [아이스크림]이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아이스크림을 언제 먹는 것이 좋을까? 냉면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진정 냉면 먹을 줄 아는 사람은 한겨울에 즐기는 냉면이 최고라 면서 겨울에 자주 먹는다고 한다. 아이스크림을 정말 즐길 줄 아는 사람은 겨울에, 그것도 자주 아이스크림을 먹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조금 나아가 정감 어린 권면을 하나 해 둔다면 삶을 살아가다가 언제든 슬프고 억울하고 짜증이 나고 격한 스트레스가 쌓인 날이 있다면 그때 제발, 술을 찾지 말고 아이스크림을 먹어보라고 권한다. 그날은 제대로 된 고급 아이스크림을 먹는 거다. 아예 큰 통(Pint)으로 한 통을 끌어안고 무작정 먹어 버리라고 권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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