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보람 일자리 필수 교육시간에 강사님이 물었다. "자녀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어느 것을 하라고 하겠습니까?" 이런 경우 보통은 좋아하는 것을 하라는 게 바람직한 대답이다. 하지만 현실이 어디 그리 녹록한가. 자칫 잘못 판단하면 그나마 좋아하던 것을 외면하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 농구 잘하던 선수 서장훈도 말했다. "어려서부터 농구를 무척 좋아했습니다. 선수가 되었을 때 너무 좋았죠. 그런데 프로선수가 되고부터는 더 이상 농구를 즐길 수 없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까 생각하느라 즐길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좋아하던 것도 일이 되면 성과에 대한 부담으로 예전처럼 즐거울 수만은 없다. 성과가 무엇인가. 성과를 내었을 때 지급되는 것이 성과급인 걸 보면 결국 돈과 연결된 것이 아닌가. 일은 곧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고 그러기 위해선 결과가 좋아야 한다. 과정이 중요한 취미와는 다른 것이다. 그렇다면 좋아하는 것은 취미로 두고 잘하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게 맞는 게 아닐까 역시 혼란스럽다. 좋아하는 걸 하게 한다는 쪽은 대개 이렇게 말한다. 좋아해서 계속하면 잘하게 되지 않겠냐고. 결국 좋아하는 걸 하는 게 맞는 거라고. 하지만 잘하는 것 역시 자꾸 하다 보면 좋아하게 될 수 있지 않느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결국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선택하기에 앞서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 즉 일이냐 취미냐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 취미와 일의 차이를 구분하는 방법은 쉽다. 정서를 위한 것인가 혹은 경제를 위한 것인가 따져보면 된다. 부모들이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을 두고 아이들을 위한 선택을 망설이는 이유는 좋아한다고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기에는 현실이 그리 만만치 않음을 경험으로 이미 알기 때문이다. 문득 아이는 차치하고 나라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지금 나는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어느 것을 하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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