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지인이 보내준 자료입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심신이 병약한 사람들을 국가 차원에서, 최선의 방법으로 돌보는 방법이 케어팜이라고 생각해서 공유합니다. 특히 농학을 공부하신 분들에게 새로운 아이템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섭니다.)

책 이야기 – 네델란드 케어팜을 가다

1. 케어팜(carefarm) - 무슨 농장일까요 ?

상당히 생소한 명칭이지요. 사회적 약자 특히 정신적, 육체적으로 생활이 여려운 사람들이 농업을 통하여 정신적, 육체적 장애를 치유하는 곳이 바로 케어팜입니다.

2. 왜 유럽은 케어팜이 성행하고 있을까요 ?

우리나라도 어느새 초고령화 사회에 들어 갔지요. 그런데 오래 사는게 마냥 즐거울 수가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예컨대 치매환자를 한번 보지요. 정작 본인은 모르지만 가족은 완전히 일상이 파괴됩니다. 치매에 걸린 부모님을 돌보기 위해 직장까지 그만두는 경우도 있고 그 사회적 비용이란 엄청나게 큽니다. 환자 본인은 물론 그 가족까지 행복한 삶과는 거리가 멉니다. 치매에 걸린 분을 내 가족처럼 잘 돌봐주어서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도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는 없을까? 하는 고민에서 케어팜이 출발하게 되었지요.

발달장애를 겪고있는 청소년, 정신지체아, 알콜중독 및 약물중독자, 노숙인까지 국가가 돌보아야 할 사회적 약자는 상당히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그냥 병원에 가두어 두고 치료한다고 상태가 호전될까요 ? 그리고 내 가족처럼 돌봐 줄까요 ? 그리고 그 사회적 비용은 얼마나 될까요 ?

이러한 사람들을 푸른 녹지가 있는 농장에서 자유롭게 활동하며 가족처럼 돌보고 치료하여 주는 것이 훨씬 인간적이고, 재활에도 도움이 되며, 가족도 마음놓고 일상 생활을 할 수 있고, 국가적으로도 사회적 비용이 적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겠지요.

3. 책의 저자에 대하여 - 조예원

이화여자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외국계 기업에서 13년을 일했습니다. 직장인 모두가 그렇듯이 fast life, fast food 에 빠지게 되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과는 거리가 멀지요. 이런 환경을 구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2015년 네덜란드로 유학을 떠나 바흐닝언대학(Wageningen University & Research)에서 건강과 사회(Health and Society)를 공부하다가 자연스럽게 케어파밍(care farming)을 알게되지요.

때마침 한국에서 네덜란드 케어팜을 견학하러 오는 사람들이 늘면서 견학 팀들을 안내도 하지요. 그런데 견학온 분들이 일정상 몇 군데 이름난 케어팜만 둘러보고 돌아 갑니다. 이에 저자는 케어팜이라는 이름은 같지만, 농장마다 각기 다른 철학과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 꼭 소개하고 싶은 케어팜 11곳을 선정하여 직접 농장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농장 곳곳을 글과 사진으로 담은 케어팜 운영 지침서를 펴낸 거지요.

2020년에 ‘케어앤팜연구소 다온’(www.carefarmdaon.or.kr)을 설립하여 한국의 케어팜 보급을 위해 앞장서고 있습니다.

4. 케어팜은 어떻게 운영되며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할까요 ?

프랑스, 이탈리아가 천혜의 자연을 바탕으로한 농업대국이라면 네덜란드는 자연의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고 최첨단 농업 기술과 유기농업으로 일군 농업강국입니다. 농업은 식생활의 기본이며 자연 생태계 즉 환경과 연결되어 있어 개인 및 공동체의 건강과도 불가분의 관계인데 거기에 복지가 추가되니 국가로서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누리게 됩니다. 국가가 지원을 안할 수가 없습니다.

1990년대 후반, 발달장애나 정신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농장에서 일을 하여보니 이러한 활동이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농가 경제와 보건복지 분야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이에 네덜란드 농업부와 보건복지스포츠부는 1999년 ‘농업과케어 국가지원센터’를 만들어 케어팜 지원 체계를 만드니 1998년 75개였던 케어팜은 2009년 1,000개 이상이 되었습니다. ‘농업과케어 국가지원센터’는 2010년부터 활동을 종료하였으나 국가의 지원은 계속되고 있고 현실적으로 국가의 지원이 주요 수입원입니다.

농장에서 하는 일은 기본적으로 농업과 축산입니다. 채소와 과일 키우기, 소, 돼지, 닭, 말, 양, 사슴, 알파카, 오리, 염소 등의 동물을 방목하며 키우는 일을 돕습니다. 동물들은 축산용으로도 사용되지만 교육과 심리 치료 목적으로 더 많이 사용됩니다. 당연히 우유도 짜고 치즈를 만들어 농장 직판장에서 판매하는 일에 참여하게 되지요. 직업 교육 기관과 연계하여 정식 직업 훈련 과정을 밟을 수도 있습니다. 자전거의 나라답게 자전거 수리를 가르키고 중고자전거를 팔기도 합니다.

기본 목표는 참여자의 재활입니다. 참여자들이 자신만의 공간에서 벗어나 규칙적인 공동체 활동을 통해 심신을 회복하며, 기술을 익혀 다시 사회 구성원이 될 수 있게 만들지요. 정규 교육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돌봄이 필요한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원만한 사회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사회생활에서 동 떨어진 노인 및 치매 환자들을 공동체 농장 활동을 통해 병의 진행을 늦추고 품위있게 살게 도와줍니다. 놀라운 사실은 단지 갈 곳이 있고, 할 일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해 한다는 것이죠. 그만큼 이들이 폐쇄된 공간에서 소외되고 외롭게 살았다는 것이죠. 그리고 아이들과 젊은이들은 사회로 돌아가고 싶어하고 더디지만 다시 사회로 돌아간답니다.

농업의 생산성은 떨어지지만 복지의 생산성은 올리는 것이 케어팜 운영의 요체입니다. 실제 수입도 그렇고요. 외롭고 소외된 사회적 약자들아 하루를 소중하고 보람 있게 보내는 그곳이 바로 케어팜입니다.

5. 마치면서

인상적인 것이 책의 마지막 두 곳 치매 전용 케어팜입니다. 에이크후버는 치매를 비롯한 여러 노인성 질환으로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들을 위해 다양한 데이케어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케어팜이다. 반면에 드레이헤르스후버는 중증 치매 환자들이 말년을 인간답고 최대한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거주형입니다. 자기 부인이 중증 치매로 입원하여 병원 침실에 묶여 있는 것을 보고 충격에 빠진 남편과 그 딸이 부인이 돌아가자 만든 케어팜입니다. 부녀는 병원이나 시설 같은 좁고 폐쇄된 공간이 아닌, 아름다운 자연환경이그대로 보이는 농장에 가정집 분위기의 거주 공간을 마련하지요. 가족들이 얼마나 마음이 놓일까요 ?

우라나라에서도 2020년 3월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치유농업법)’이 통과되어 치유농업 연구와 보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치유농업 프로그램 개발 및 실행을 전문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자를 치유농업사라고 합니다. 치유농업사가 되려는 자는 치유농업사 양성기관에서 교육을 이수한 후 농촌진흥청장이 실시하는 치유농업사 자격시험에 합격하여야 합니다.

기사 원문보기 : https://m.cafe.naver.com/sbckorea/37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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