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핸 알선 투자 상품도 원금 손실 막대하다

직접 투자로 주식에 투자했다가 한번에 몽땅 날리는 쓰라린 경험이 있다. 증권사 직원이 강추한 종목도 휴지조각이 된 일도 있다. 그 후로는 은행을 통한 간접투자 상품만 이용했다. 리먼 사태 같은 대형 사고만 안 터지면 비교적 안전하게 수익을 따먹는 상품들이다. 일반 금리는 1%대지만, 이 상품들은 수익률 목표가 3%~5.5% 정도 된다.

ELT에 5,000만원을 투자했다가 이번에 원금에서 2000만원을 까먹었다. 지난 20년 동안 은행에서 대리 운영하는 여러 가지 주식연계 상품에 투자했었다. 매번 은행 이자보다는 나은 수익률이 나왔었다. 그런데 이번 투자는 투자 상품 중 연계 주가로 들어가 있는 유로스탁스뱅크가 코로나 19로 급락하는 바람에 원금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 20년 투자 수익률을 한꺼번에 까먹은 셈이다. S&P, KOSPI, 항생 지수 등 여러 지수와 연계된다 하여 위험이 분산되는 줄 알았는데 그중 하나라도 기준 이하로 하락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였다. 직접 투자는 손실이 발생해도 다시 오를 때까지 기다릴 수 있지만, 이 상품은 만기가 있어서 기다려 봐야 소용없다. 은행은 상품 연결만 하는 입장이므로 고객은 수익이 나든 손해나 나든 자기네 수수료를 뗀다.

IMF 금융위기 때도 국가에서 20%인가 강제 공제를 하는 바람에 울며 겨자 먹기로 손해를 본 적이 있다. 이번 사태는 코로나19가 세계적인 재앙이므로 세상에 보태준 셈 쳐야 한다. 이미 몇 번 실패를 경험했으므로 이 정도 금액은 덤덤한 것이다. 그나마 분산 투자를 했기에 망정이지 한꺼번에 여기 몰아 넣었더라면 원금 손실 규모가 더 컸을 것이다. 한창 최악일 때보다 유로스탁스뱅크 지수가 그나마 회복되어 그 정도가 된 것이다.

원금 손실의 경우 가입은행에 거칠게 항의하는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 가입할 때도 원금 손실 위험을 강조하여 서명하게 하고 본사에서 따로 전화하여 원금 손실 가능성을 알고 투자 했다는 녹취까지 한다. 65세 이상은 상품 내용을 이해했다는 내용을 재삼 확인하기 위해 추가로 서류를 받는다. 이번 경우는 몇 달 전부터 원금 손실 위험이 많다며 경고 문자까지 왔다. 모르고 가입했다거나 설명이 불충분했다고 항의할 수도 없다. 떡 사먹은 셈 쳐야 한다. 있어도 살고 없어도 사는 액수다. 다행히 아파트 값이 급등했으니 그걸로 위로 삼으면 된다.

그래도 별 수 없다. 직접 투자를 하려 해도 KOSPI가 너무 무섭게 올랐다. 정보도 어둡고 한창 때처럼 머리가 돌아가지도 않는다. 별 수 없이 다시 ELS에 넣는다. 유로스탁스가 바닥이니 올라갈 일만 남았는지 모른다. 그래봐야 수익률이 별 문제 없을 때 3%~5%다. 그러나 투자에서 믿을 놈 하나 없다는 것은 진리다. 난동을 부리는 사람도 있고 최소한 고성이라도 나올 줄 각오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재투자 권유는 말도 못 꺼내고 있었는데 오히려 스스로 재투자하겠다니 고맙다고 했다. 평소보다 두배의 사은품을 받았다.

저작권자 © 시니어 타임스(Senior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